📌 알아봅시다
빅 뉴스! 청년 실업률이 확 낮아졌습니다. 통계청 최근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청년(만 15~29세) 실업률은 6.7%로 1999년 6월 이래 1분기 통계로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네, 함정이 있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청년 취업자 수 증가세를 이끈 업종은 숙박 및 음식점업입니다. 근속 기간이 짧고, 고용 불안정성이 심한 일자리에 취업한 청년이 증가해 실업률은 줄었으나, 실제로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는 추세로 보긴 어렵다는 겁니다.
시작할 기회조차...
그렇습니다. 청년은 일하기 힘듭니다. 눈이 높아서일까요, 절박함이 부족해서일까요. 위의 기사가 힌트를 주듯 답을 알려면 청년 개인이 아니라 노동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현재 노동 시장에서는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노동자와 같은 비표준적 일자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간제 일자리보다 노동 시간을 더 쪼개서 사람을 고용하는 초단시간 일자리가 늘고 있고요.
정기 공채를 하는 대기업의 비율이 20.5%(2022년 하반기 기준)에 불과하다는 한 조사 결과는 이전 세대라면 어렵지 않게 가졌던 평범한 기회가 지금의 청년들에게 얼마나 희소한 것이 되었는지 잘 보여 줍니다.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의 구분조차 청년들에겐 한가한 이야기입니다. 청년의 첫 일자리 관련 통계를 볼까요.
- 첫 일자리를 구한 청년의 41.2%가 1년 이하 일자리, 임시·일용직 등에 취업
- 첫 일자리에서 200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청년이 67.9%에 달함
- 첫 일자리 취업 청년의 근속 기간은 1년 6.8개월
- 첫 일자리를 그만둔 사유 1순위는 근로 여건 불만족(45.1%)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2022
2023년 2월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한 약 50만 명의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2023년 1분기 약 28만 명에 달하는 청년 실업자까지 함께 고려하면, 수많은 청년이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사회생활의 첫 단추조차 제대로 끼우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2021년 KBS가 시행한 세대인식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청년의 61.8%가 ‘노력하면 상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문항에 '전혀 없다' 혹은 '거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일을 해서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류의 보편적인 믿음이, 지금 여기에서 무너지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도전할 수 있는 것도 특권인 거잖아요...어떤 사람들은 끼니를 걱정하고 두세 시간씩 왕복하면서 공부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대학동 근처에 빌라 하나 잡고 독서실도 다니고 밥도 맛있는 거 먹고...공부를 어렵게 하는 친구들은 합격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 같아요.”
「일과 노동 관련 청년 대담(FGI)」, 『2022 청년 주요의제 이슈브리프』에서 발췌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사는 지역에 따라, 성별에 따라, 안 그래도 좁은 문이 누군가에게는 바늘구멍이 됩니다. 연구자들은 제대로 경력을 쌓지 못한 청년 세대는 중장년이 돼서까지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신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즉, 청년 집단 내 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질 겁니다.
상상력이 필요해💡
연구자들은 법과 정책 등 사회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꾀하는 상상력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고용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위해 보험 가입 대상을 확대하고, 재취업을 위해 자발적으로 퇴사한 청년에게도 구직 급여를 제공하는 등 사회보험 체계를 재설계할 수 있습니다. 고용상 지위나 계약 형태와 무관하게 일하는 청년 모두가 기본권을 누리도록 법을 손볼 수도 있고요.
청년의 열악한 근로 조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도록 행정력을 강화하고, 청년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는 노동 형태와 노동 환경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불안, 체념, 불평등, 불공정 등 청년 노동 시장을 잠식한 키워드는 결국 한국 사회의 미래를 잠식하는 키워드로 기능할 것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청년 의제나 청년 문제가 진짜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다들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일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할 뿐인데 (왜) 계속 불안한지 모르겠어요. 너무 불안해서 출근 전날이 되면 진짜 잠을 못 잤어요. 요즘에도 4~5시에 잠드는데, 행복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일터가 진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일과 노동 관련 청년 대담(FGI)」, 『2022 청년 주요의제 이슈브리프』에서 발췌
이상의 내용은 청년허브가 발간한 『2022 청년 주요의제 이슈브리프』 중 ‘미래사회 청년의 일‧노동’을 다룬 4편의 글을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